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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제주도_정보

제주도에서 집 구하기

by 당근홀릭 2023. 5. 23.

작년 겨울 남편과 딸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서 제주도를 여행하며 누군가 장난처럼 던진 '제주살이의 꿈'이 어느새 현실이 되어, 2023년 1월 제주도로 이주를 결정한 후 제주도에서 거주할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1. 거주할 위치와 예산 정하기

일단 제주도에서 집을 구할 때는 거주할 위치와 예산 정하기가 제일 우선인 것 같습니다.
저희 가족은 직장인 남편과 초등학생인 딸 그리고 최근 전업주부가 된 저까지 포함해서 총 3명이고, 남편이 제주도에서 근무할 곳은 이미 정해져 있어서 근무지에서 차고 30분 이내인 곳이면서 초등학교가 도보로 5분 이내인 곳 위주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예산은 예상하지 못한 급작스런 지출이라서 최대한 줄여보고자 했으나, 집을 구할 당시 연이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제주도 연세가 2년 전에 비해 많이 오른 상태였고 또 매물이 귀해서 연세를 최대 1500만원까지 생각하고 집을 알아봤습니다.
육지에서는 부동산 거래 형태가 보통 매매, 전세, 월세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눠지지만, 제주도에서는 제주 특유의 연세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연세는 월세 12개월분을 한 번에 선불로 지급하는 방식인데, 실제로 제주도에서는 연세가 월세보다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주도 이주를 결정하기 전에는 주위 지인들이 제주 한달살이를 하는 걸 보면서, 저희도 언젠가 제주도에 살게 된다면 집은 당연히 타운하우스나 단독주택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주도로 이주가 결정되고 아이 학교문제나 치안문제, 남편 직장 출퇴근 문제 등을 고려해 보니 저희에겐 시내가 더 적합할 것 같아 결국 제주 시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제주 시내로 이사 와서 지낸 지 3개월이 지났는데 막강한 인프라 덕분에 저희 가족 모두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2. 집 구하는 방법과 시기

제주도에서 집을 구하는 방법은 육지에서 집을 구할 때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육지에서 집을 구할 때는 네이버부동산이나 직방 등 부동산 중개플랫폼을 통해서 쉽게 매물을 확인하고 집을 구할 수 있었지만, 제주도에서는 주로 오일장신문과 교차로 위주로 매물이 많이 등록되어 올라옵니다. 물론 직접 부동산중개사무소를 방문해서 집을 알아볼 수도 있고,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한 직거래도 가능합니다. 요즘은 제주도에서도 부동산중개플랫폼에도 일부 매물이 올라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매물은 오일장 신문이나 교차로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오일장 신문이나 교차로 사이트에 들어가서 조건에 맞는 매물을 검색하면 되고, 반드시 먼저 전화통화를 해서 매물이 아직 남아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제주도에서 집을 구하면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연세 매물이 귀해서 금방 소진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도 오일장 신문 사이트와 교차로 사이트에서 10개 정도 매물을 간추려서 부동산 중개인과 통화를 해보니 그중 절반 정도는 이미 계약이 됐거나 거주인이 육지로 나가 있어 당장 보지 못하는 매물이었습니다.
집 구하는 시기는 육지에서는 보통 3개월 전에 미리 알아보고 집을 구하는데, 제주도에서는 보통 한두 달 정도 전에 집을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제주만의 이사 문화인 '신구간'이라는 이사 풍습이 있는데, 절기상 대한 이후 5일째부터 입춘이 되기 3일 전까지 약 일주일 정도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이 일주일의 기간을 인간이 사는 지상에 하늘의 신들이 없는 '신구간'이라 부르며 어떠한 일을 하더라도 손이 없다고 믿고 주로 이사나 집수리 등을 하는 제주 특유의 세사풍속입니다. 참고로 2023년 신구간은 1월 25일부터 2월 1일까지였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신구간 전 한두 달 사이에 특히 부동산 매물들이 많고 신구간 기간에는 이삿짐 센터 예약이 힘들 정도이며 또 쉽게 여기저기 이사로 북적거리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3. 제주도 집 구할 때 체크할 점

제주도에서 집을 구할 때 오일장 신문이나 교차로, 부동산플랫폼, 카페 부동산 직거래 등을 통해서 조건에 맞는 매물을 찾아서 기본적인 집 방향, 평수, 방 개수, 욕실 개수, 기본 옵션 사항, 집 특징, 주차 여부(차고지 증명 여부) 등을 먼저 정리하면 한눈에 확인하기 좋습니다.
제주도에 3개월 정도 살면서 느낀 점은 집에서 흔히 새시라 불리는 창호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주도는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고 생각보다 바람이 엄청 강하게 붑니다. 육지에서는 태풍이 와야 부는 세기의 바람이 한 달에 한두 번은 부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비를 동반해서 세찬 바람이 불다 보니 창호의 중요성을 자주 느낍니다. 제주도 집을 구할 때는 창호에 문제가 없는지 그리고 이중새시인지 여부를 미리 확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세찬 바람보다 더 자주 제주도에 오는 것이 바로 비입니다. 2월에 제주도로 이사 와서 제일 적응하기 힘들었던 점도 비가 너무 자주 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3개월 동안 거의 30일 정도 비가 왔으니 생각보다 제주도는 더 많이 습합니다. 물론 제습기가 도움이 되긴 하지만 분명 한계가 있어서 기본적으로 집을 구할 때 집안 구석이나 베란다 등에 곰팡이가 있는지, 혹시 결로가 있는 집은 아닌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주도에 살고 싶은 집이 정해졌다면 제주도 지역 카페를 통해서 동네 분위기와 특색, 거주 환경이 어떠한지 물어서 한번 더 체크하시면 좋습니다. 육지에서도 동네마다 미묘하게 학군과 분위기 등이 다르듯이 제주도도 동네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외부인을 받아들이는 성향도 다르다고 하니 마지막으로 체크하시면 도움이 됩니다.